칼시(Kalshi) 예측시장이 1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예측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동시에 미국 규제당국과 일부 주(州) 정부의 반발이 거세지며, 고성장 기대와 법적 리스크가 함께 커지는 양상이다.
블룸버그는 목요일, 복수의 사안 관계자를 인용해 뉴욕에 기반을 둔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가 코투 매니지먼트 주도로 10억 달러(약 1조 5,007억 원) 이상을 신규 투자로 유치했다고 전했다. 이번 라운드에서 칼시의 기업가치는 220억 달러(약 33조 154억 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밸류에이션은 지난해 12월 투자 라운드 대비 약 두 배 수준이다. 당시 칼시는 10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라운드는 패러다임이 주도했다. 세쿼이아캐피털, 아크 인베스트, 안드리센호로위츠, 알파벳의 성장투자 부문인 캐피털G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칼시는 코인데스크의 논평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이번 투자 유치는 예측시장이라는 틈새 영역에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측시장은 선거, 경제지표, 스포츠 경기 등 ‘현실 세계 이벤트’의 결과에 연동된 계약을 사고파는 구조다. 이때 가격은 참여자 집단이 판단하는 ‘발생 확률’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정보 시장’으로도 불린다. 투자자는 특정 사건이 일어날 것인지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포지션을 취하며, 실제 결과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된다.
하지만 정치권과 규제기관은 오래전부터 내부자 거래와 시세 조작 가능성을 문제 삼아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칼시의 연환산 매출은 현재 약 15억 달러(약 2조 2,511억 원)로 추정된다.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칼시데이터에 따르면 2월 칼시의 월간 거래량은 100억 달러(약 15조 70억 원)를 넘어섰는데, 이는 6개월 전과 비교해 약 12배나 늘어난 수치다.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폴리마켓(Polymarket) 역시 비슷한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주력 이용자층과 거래는 미국 외 지역에 더 치우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칼시는 2018년 설립 이후, 특히 2024년 미국 대선 결과를 대상으로 한 거래에 공식적으로 나설 수 있는 허가를 받으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다. 칼시는 자신들이 ‘금융거래소’로 규제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감독 아래 ‘연방 규정’에 따라 전국 단위 영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주 정부 라이선스에 의존해야 하는 전통적인 도박·베팅 사업자와는 규제 체계가 다르다는 논리다.
하지만 주 정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10여 개가 넘는 주(州)가 칼시와 유사한 예측상품에 대해 ‘주 차원의 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스포츠 관련 베팅 성격의 상품에 대해서는 주 규제당국이 명백한 관할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측시장’이라는 간판과 무관하게, 실질은 도박 또는 불법 베팅에 가깝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법적 리스크도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칼시는 지난달 내부자 거래 활동을 적발했다며, 이용자 2명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인기 소셜미디어 스타 ‘미스터비스트(MrBeast)’ 관련 콘텐츠를 담당하던 편집자로 알려졌다. 당시 칼시는 총 200건의 조사 대상 중 10건이 넘는 ‘활성’ 내부자 거래 사건이 진행 중이라고 공개해, 플랫폼 내부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규제 환경은 점점 더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목요일 미국 제9순회항소법원은 네바다 주에서 예상되는 ‘일시적 금지 명령(TRO)’을 막아달라는 칼시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결정으로 인해 네바다 주에서 칼시 운영이 전면 금지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인 수요일에는 애리조나 주가 칼시를 ‘불법 도박 영업’ 및 ‘주 내 선거 베팅 제공’ 혐의로 20건에 달하는 형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됐다.
‘칼시(Kalshi)’는 이번 초대형 자금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와 시장의 주목도를 크게 끌어올렸지만, 예측시장 산업이 여전히 제도권 금융과 도박 규제의 경계 위에 서 있다는 사실도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의견’ 예측시장이 금융 인프라로 안착할지, 아니면 강화되는 주 정부 규제 속에서 도박 산업의 변종으로 묶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관건은 CFTC 감독 체계가 각 주 규제당국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전국 단위’ 운영의 정당성을 어디까지 인정받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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