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법’의 후속 규칙 제정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방향성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미국 재무부가 추진 중인 ‘실질적 유사성’ 판단 기준이 주(州) 규제와 연방 프레임워크 사이의 정합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대체 가능성과 전국 단위 확장성, 발행사 간 공정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 4월(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규칙 제정 예고(NPRM)를 공개하고, 각 주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가 연방 기준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판단하는 원칙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준은 앞으로 주 규제를 받는 발행사가 미국 전역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또 유통 규모가 100억달러를 넘긴 이후 어떤 방식으로 연방 감독 체계로 전환할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6월 3일 a16z crypto 리서치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GENIUS 법이 미국에서 사실상 첫 본격적인 가상자산 입법 틀을 제시한 만큼, 후속 이행 단계에서 규제 일관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입법 효과가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에 명확한 법적 경로를 제공하면서 미국 내 혁신과 거래 확산을 촉진했지만, 실제 제도 운용이 주마다 갈라질 경우 전국 단위 결제 인프라라는 본래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대체 가능성’이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특정 주에서 발행된 코인이 다른 주 또는 연방 체계에서 발행된 코인과 동일한 가치와 상환 가능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준비자산 구성, 상환 절차, 자본 요건, 유동성 관리, 리스크 통제 장치가 지역마다 의미 있게 달라지면, 같은 1달러 연동 자산이라도 시장은 이를 동일한 자산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 그렇게 되면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효율과 신뢰도 역시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는 미국 금융 규제의 구조적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주별 자금이체 규제가 파편화돼 있어 사업자가 각 지역 규제를 따로 충족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 a16z는 스테이블코인까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대형 사업자보다 자원이 부족한 신생 기업의 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혁신 경쟁이 약화될 수 있다고 봤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시장 지배력까지 좌우하는 구조로 굳어지면, 제도권 편입 속도보다 혁신의 폭이 먼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a16z는 재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GENIUS 법의 모든 ‘실질적’ 요건이 주 전역에서 통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 정부는 인허가나 설립 승인, 감독 같은 행정 영역을 담당할 수 있지만, 준비자산 규율이나 상환 의무처럼 핵심 안전장치에서는 연방 기준과 다르거나 이를 과도하게 넘어서는 기준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는 연방 기준을 단순한 최저선으로 보고 주 정부가 별도 규제를 덧붙이는 방식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의 체계의 통일성도 중요한 쟁점이다. 보고서는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이나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자’ 같은 핵심 개념이 주마다 다르게 해석되면, 법 적용 대상과 범위가 달라져 시장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디파이와 연결된 혁신 분야에서는 자의적 해석이 규제 공백보다 더 큰 불확실성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디파이 기반 서비스 전반의 제도권 편입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핵심은 ‘패스포팅’ 규정이다. 이는 한 주에서 적법하게 인가받은 발행사가 다른 주에서도 추가 장벽 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a16z는 이미 검증된 규제 체계를 통과한 발행사에 대해 진입 지역이 별도 요건을 추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전국 단위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작동하려면 규제 승인 역시 주 경계를 넘어 이동 가능해야 한다는 논리다. 보고서는 이런 구조가 마련돼야 성장 기업이 주 감독 체계에서 연방 감독 체계로 보다 자연스럽게 이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확장성 측면에서도 시사점은 분명하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송금의 속도와 비용 효율성, 그리고 법정통화 기반 안정성을 결합한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보고서는 이를 과거 국제통신 시장을 바꿔놓은 ‘왓츠앱 모먼트’에 비유하며, 중개 비용을 크게 낮추는 개방형 화폐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잠재력은 규제 체계가 통일성을 확보할 때만 현실화될 수 있으며, 반대로 주별 기준이 갈라지면 미국은 글로벌 디지털 달러 경쟁에서 속도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내놨다.
이번 논의는 비트코인(BTC)이나 이เธอเรียม(ETH) 같은 기존 가상자산의 직접적인 가격 변수라기보다, 달러 연동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결제 네트워크 안으로 얼마나 깊이 편입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에 가깝다.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정교하게 자리 잡는다면 거래소, 결제 기업, 수탁업체, 디파이 프로토콜 전반에 걸쳐 제도적 명확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규제 조각화가 반복되면 미국 시장은 기술 혁신을 수용하면서도 전국 단위 확장에는 제동이 걸리는 반쪽짜리 구조에 머물 수 있다.
결국 이번 쟁점은 단순히 연방과 주의 권한 배분 문제만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을 하나의 단일한 결제 수단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지역 규제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금융 상품으로 남겨둘 것인지에 대한 선택에 가깝다. a16z crypto 리서치는 최종 규칙에 핵심 정의와 발행 요건, 패스포팅 원칙의 통일성이 충분히 반영된다면 미국 이용자들은 인터넷 기반 화폐 인프라의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GENIUS 법의 성패는 입법 자체보다 이후 ‘스테이블코인 규제’ 이행 설계가 얼마나 정교한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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